1. 갑자(甲子) 일주

일주론

2025-06-05

갑자(甲子) 일주는 천간(天干)의 갑목(甲木)과 지지(地支)의 자수(子水)로 구성됩니다. 갑목(甲木)은 큰 나무, 양목(陽木)을 상징하며, 자수(子水)는 큰 물, 양수(陽水)를 의미합니다. 오행의 상생상극 관계에서 수(水)는 목(木)을 생(生)하므로, 자수는 갑목의 생지(生地)이자 인성(印星)에 해당합니다. 구체적으로 십성(十星) 관계를 살펴보면, 갑목에게 자수는 정인(正印)이 아닌 편인(偏印)으로 작용합니다. 이는 자수의 지장간(地藏干)에 임수(壬水)와 계수(癸水)가 함께 있기 때문인데, 임수(壬水)는 갑목에게 편인이 되고 계수(癸水)는 정인이 됩니다. 그러나 대표적으로는 편인의 성향이 강하게 드러납니다.

12운성(運星)의 흐름에서 갑목에게 자수는 목욕(沐浴)에 해당합니다. 목욕은 어린아이가 목욕을 하는 단계로, 성장과 변화의 과정, 불안정함, 멋을 부리고자 하는 심리, 이성(異性)에 대한 관심 등을 상징합니다. 12신살(神殺)로는 연살(年殺)에 해당하는데, 이는 도화살(桃花殺)의 일종으로 매력, 인기, 사교성, 풍류, 주색잡기 등을 의미하며, 때로는 구설이나 시비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인종법(引從法)으로는 비겁병종(比劫病從), 식상태종(食傷胎從), 재성태종(財星胎從), 관성사종(官星死從)으로 분류됩니다.

1. 자의형상(字義形象) 및 기본 성정

갑자일주의 자의형상 중 대표적인 것은 ‘갑목위뢰 자위묵지(甲木爲雷 子爲墨池)’로, 갑목은 우레와 같고 자수는 먹물 연못과 같다는 뜻입니다. 이는 갑목의 우렁차고 활동적인 기상과 자수의 지혜, 학문적 깊이를 동시에 나타냅니다. 또한 ‘고목 아래 쥐(水鼠양단)’의 형상으로도 묘사되는데, 이는 분주함, 직업 및 거주지의 잦은 이동, 때로는 주색(酒色)으로 인한 불안정, 초조함 등을 암시합니다. 특히 원국이 청기(淸氣)하지 않으면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부동목(浮冬木)’ 또는 ‘표류선(漂流船)’으로도 비유되는데, 이는 한겨울 물 위에 떠 있는 나무의 모습으로, 의지할 곳 없이 떠도는 불안정한 상태나 의타심(依他心)이 강한 성향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만약 사주에 관성(官星)이 유력하지 않으면 이러한 방랑벽이 심해져 한량(閑良)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천간동물로는 여우(狐)에 비유되며, 이는 지혜롭고 눈치가 빠르지만 때로는 교활하거나 변덕스러운 면모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갑자일주는 기본적으로 동량지목(棟梁之木)이 한겨울에 뿌리를 내리는 형국이므로, 사주 원국이나 행운(行運)에서 화기(火氣), 즉 따뜻한 불의 기운을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화기는 차가운 수(水) 기운을 조절하고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만약 화기가 없고 수기만 왕성하면 응축된 한랭지수(寒冷之水)로 인해 인성(印星)의 기능이 왜곡되어 부정적으로 발현되기 쉽습니다. 병화(丙火)를 보면 인성(印星)-비겁(比劫)-식상(食傷)으로 이어지는 상격(上格) 사주가 될 수 있으나, 반대로 수기가 지나치게 왕하면 ‘수다목표(水多木漂)’, 즉 물이 너무 많아 나무가 물에 떠내려가는 형국이 되어 ‘모자멸자(母慈滅子)’, 즉 어머니의 지나친 사랑이 오히려 자식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2. 주요 신살(神殺)의 영향

  • 진신(眞神): 갑자일주는 진신에 해당하여, 남에게 예속되기를 거부하고 자신의 뜻대로 행동하려는 독립적이고 자유분방한 성향이 강합니다.
  • 태극귀인(太極貴人): 태극귀인의 영향으로 시종(始終)의 복이 있어, 어려움에 처해도 결국에는 귀인의 도움을 받거나 스스로 헤쳐나가며 말년에는 복록(福祿)을 누릴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봉후만호(封侯萬戶)’의 말년 복록이 있다고도 표현됩니다.
  • 효신(梟神): 편인(偏印)이 강한 특성상 효신살의 영향이 나타납니다. 이는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애증(愛憎)이 교차하거나, 남명의 경우 고부갈등, 여명의 경우 시어머니 또는 친정어머니와의 갈등에 휩싸이기 쉬움을 암시합니다.
  • 평두(平頭): 평두살은 배우자궁인 일지(日支)에 효신과 함께 작용하여 부부 관계나 대인 관계에서 반목과 질시가 생기기 쉽고, 이로 인한 갈등 구조에 놓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나체도화(裸體桃花): 일지 목욕(沐浴)은 나체도화의 성향을 드러내어 멋과 사치를 좋아하고,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풍류를 즐기다 구설에 오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 과숙(寡宿) 및 고신(孤神): 여명에게는 축토(丑土)가 과숙에 해당하고, 남명에게는 인목(寅木)이 고신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운에는 고독감을 느끼거나 배우자와의 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습니다.
  • 천을귀인(天乙貴人): 갑목에게 천을귀인은 미토(未土)와 축토(丑土)입니다. 이 글자들이 사주에 있거나 운에서 들어올 때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복을 가져다주는 길성의 역할을 합니다.
  • 공망(空亡): 갑자일주의 공망은 술해(戌亥)입니다. 공망된 육친이나 오행은 그 기능이 약화되거나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3. 육친(六親) 관계 분석

  • 모친(母親): 인성(印星)인 자수(子水)가 일지에 록왕(祿旺)으로 앉아 있고 욕궁(浴宮)에 해당하므로, 모친은 지혜롭고 활동적이며 자식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효신(梟神)의 영향으로 모친과의 관계가 지나치게 밀착되어 부담스럽거나, 반대로 갈등의 소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남명의 경우 고부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여명 역시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 배우자(配偶者): 일지 자수(子水)는 편인(偏印)이자 목욕지(沐浴地)입니다. 남명의 경우, 일지 인성도화로 인해 색욕(色慾)이 강하고 주색풍파(酒色風波)를 겪을 수 있으며, 아내에게 관심이 많고 의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재성이 절태(絶胎)에 놓여 아내의 낭비와 사치로 인해 갈등하거나 부부 인연이 바뀔 수 있습니다. 여명의 경우, 관성(官星)이 사종욕궁(死從浴宮) 또는 생종욕궁(生從浴宮)에 놓여 남편의 직장이 불안정하거나 사업이 부실하여 무정한 관계가 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식상(食傷)과 재성(財星)이 유력하면 남편과의 관계가 원만할 수 있습니다.
  • 자식(子女): 식상(食傷)은 화(火) 기운에 해당하는데, 갑자일주에게는 절태(絶胎)에 놓이고 욕궁(浴宮)에 종(從)합니다. 이는 자녀와의 인연이 약하거나 양육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여명의 경우, 일찍부터 사회생활을 하는 자녀를 두거나, 산액(産厄)으로 출산이 어렵거나 자녀의 신체가 왜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지가 차가워 수기(水氣)가 동착(動着)하면 냉병(冷病)이나 자궁 질환에 유의해야 합니다. 남명의 경우, 자식은 대체로 뛰어나지만 본인과의 관계는 소원할 수 있습니다. 여명은 자식과의 관계에서 공방수(空房數)가 따를 수 있으나, 만년에는 자식의 성공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4. 직업(職業) 및 재물(財物)

갑자일주는 인성이 강하고 도화의 성향을 띠므로, 교육 관련 직종이 적합합니다. 순수 학문 연구보다는 대중적인 학과나 분야에서 구술업(口述業), 즉 말로 하는 직업을 통해 명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언론, 원예, 목재, 일반 행정, 학원, 정치, 모델, 의류, 제지 관련 분야도 업상(業象)으로 언급됩니다.

인성이 과다할 경우, 관성(官星)의 기운이 설기(泄氣)되어 다소 탈법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헛된 명예(空名)를 추구하며 호가호위(狐假虎威)하려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여명은 허명(虛名)을 좇기 쉽고, 남명은 일관된 직업을 갖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인성이 식상을 극(剋)하는 구조로 인해 중년 이후 직업 없이 지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재성(財星)은 토(土) 기운인데, 갑자일주에게는 절태(絶胎)에 놓여 욕궁(浴宮)에 종합니다. 이로 인해 부친과의 인연이 박하거나 무정하기 쉽습니다. 재성이 공망(戌亥)이거나 절태에 놓이면 직장 생활은 무난할 수 있으나, 사업을 하면 득보다 실이 많고 어려움을 겪기 쉽습니다(득다실다 得多失多). 남명의 경우 재복이 있더라도 아내의 낭비나 사치로 인해 재물이 모이지 않고 갈등하며, 이로 인해 부부 인연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5. 건강(健康)

일지가 차가운 자수(子水)이므로 냉(冷)한 기운과 관련된 질병에 유의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산후병, 냉대하증, 신경계 질환, 손발 저림, 류머티즘, 울화, 간장 질환 등이 언급됩니다.

6. 운세(運勢)의 흐름과 주의점

  • 갑자일주는 기본적으로 화기(火氣)를 보아야 길하며, 특히 병화(丙火)를 보면 상격(上格)을 이룰 수 있습니다.
  • 수기(水氣)가 지나치게 왕성해지면 수다목표(水多木漂) 현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 여명의 경우, 술토(戌土) 과숙운(寡宿運)에는 암명합(暗明合)으로 인해 일탈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 남명의 경우, 인목(寅木) 고신운(孤神運)에 원진(元辰)과 망신(亡神)이 함께 오면 부부 갈등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 유금(酉金) 관성도화운(官星桃花運)에 귀문(鬼門)과 파(破)가 형성되면 수족(手足)이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남명의 경우, 해수(亥水) 망신운(亡神運)에는 조후(調候)상 극도로 예민해져 폭력성이 드러나 관재(官災)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 『삼명통회(三命通會)』에 따르면, 갑자일주가 해시(亥時)에 태어나면 쌍어유묵(雙魚游墨)이라 하여 손재주가 매우 뛰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전반적으로 갑자일주는 지혜롭고 활동적이며 매력이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불안정함과 고독감을 안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인성의 영향이 매우 커서 학문이나 교육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나, 과도한 인성은 오히려 삶의 장애가 될 수 있으므로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사주 내 화(火) 기운의 유무와 강약이 삶의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